이 페이지에서는 포장농방의 배경과 함께 새로운 개념의 도시개발의 중요성과 그로 인해 확보할 수 있는 잠재적인 이점들을 제공합니다.


참고문헌

[1] Soil degradation
[2] Biodiversity loss
[3] Monocultures
[4] Indigenous knowledge
[5] Transnational food systems
[6] Maxime Benvenuto - Towards architectural insignificance, on the soft and slow crumbling of democratic spaces
[7] Social capital Cheongyecheon
[8] Urban biodiversity
[9] Bioregions
[10] Bioregions
[11] Salutogenic cities
[12] Morphogenesis
[13] Self sovereignty
[14] Nature rights





틈사이로

   포장농방은 크게 두 가지 문제점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먼저, 산업화된 농업은 전세계적으로 실패하고 있습니다. 그 영향은 복합적이고도 부정적인데, 단일재배를 강제 [3]한 결과로 생기는 토지 황폐화와 [1] 생물다양성 파괴 [2] 등의 생태학적인 문제부터, 토착민의 재배 노하우 또는 자연적으로 회복 탄력적인 재배 관행을 무시 [4] 하거나, 거대 기업의 진출 및 억압적인 초국가적 규정으로 인해 소규모 농가가 고용 안정성을 상실하는 사회적인 문제 [5]까지 그 범위와 규모가 다양합니다.
   둘째로, 도시는 정확한 사용법이 명시된 일종의 ‘대본’ 아래 규제를 받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몇몇 에이전시가 공공 조형물의 창작 또는 단순 복제 의뢰를 담당 하는 기업예술에서 원활한 도시 경험 창출을 위해 일상생활의 미묘한 부분과 자연체계를 없애기 위해 설계된 공간 트렌드 [6]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렇습니다. 후자의 예를 들자면, 을지로와 같은 지역에서는 경제와 사회자본을 이루는 비공식 네트워크가 점진적으로 없어지는 추세 [7]입니다.
   예술가와 디자이너인 우리는 연구와 생산을 접목해 상술한 영역에 접근하여, 일상생활의 창의적인 재구성을 통해 문제요소가 해결된 미래를 향한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번 2차 프로젝트에서 우리는 환경적으로 회복력 강하고 사회적으로 접근 가능한 도시 자원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데 초점을 두었습니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기존 시스템과 융합되어 대도시 공간과 그 안에 존재하는 공동체의 자연적인 재생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도시는 현대 인간 문명사의 발판 마련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도시의 구획과 공동체, 대상, 생각, 유기체가 서로 충돌하고 합쳐져 복잡한 소통망을 형성합니다. 하지만 도시는 동시에 인간의 독창성을 활용해 압도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도시는 거주자들이 일상의 도피처로 찾는 ‘자연’과 이분법적으로 반대되는 개념으로 종종 생각되는데, 도시의 등장과 함께 형성된 이와 같은 절대적인 구분법은 현재 상황의 현실을 모호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습니다.
   도시 네트워크는 실제 도시의 한계를 넘어 훨씬 더 멀리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도시 중심에서 ‘자연’에 깊게 뿌리내려 영양분을 흡수하는 공급망을 떠올려 보십시오. 이 현상이 일어나는 곳에서는, 잠재적으로 ‘자연’으로 간주되는 공간도 사실상 도시만큼, 심지어는 도시보다도 더 규제된다는 사실이 명백합니다. 무밭에 살충제를 뿌리면 의도치 않게 나비와 벌 같은 자연의 꽃가루 매개자가 살생됩니다. 반대로 가장 도시화된 지역에서도 섬세하고 상호 의존적인 먹이망을 가진 다양한 생물종이 살고 있을 수 있습니다. 도로의 가로수 중 몇몇 종은 다양한 애벌레에게 미소서식지를 제공하는데, 그 결과 해당 지역의 새들은 훨씬 더 번성할 수 있습니다. 즉, 여기서의 주된 긴장 요소는 ‘규제된 현상 유지, 매끄러움, 효율성, 질서를 달성하고자 하는 인간의 끝없는 열망’과 ‘본래 예측 불가능한 자연계의 움직임과 변화’사이의 갈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장농방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이러한 갈등선의 특징과 명확도를 연구하고자 합니다. 사회적, 창의적, 조직적, 환경적, 기술적, 상업적 목표를 혼합하는 공간적 가치의 새로운 형태를 탐구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입니다. 단지 인간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유기/무기체를 다층적으로 지원하는 환경을 개발함으로써 도시 확장을 통해 보다 깊은 집단적 공간감과 건강한 삶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연과 도시를 구분하는 장애물을 점진적으로 없애고, 이미 줄어들고 있는 기존 체계 사이의 간극을 메꾸는, 보다 지속가능한 도시 설계 체계를 확립할 수 있습니다.


접근법

   그렇다면 이런 목표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이며, 우리가 얻거나 잃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향후 수십 년 간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우리의 식량체계는 경작지 감소, 공급망 파괴, 담수 공급과 관련된 환경 규제 조치 비용 등으로 극심한 부담을 겪을 것입니다. 도시 설계 규제가 강화되면 우리를 도시를 둘러싼 환경과 연결하는 접점도 줄어듭니다. 에너지 배출과 같은 부정적 영향 외부에 존재하는 콘크리트 상자에 갇히는 셈입니다. 그 결과 도시와 농촌 지역의 경제활동 저하나 정신건강의 문제, 가장 심각하게는 식량 부족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응하고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규모로 활성화 가능한 상황에 대한 시스템적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포장농방 네트워크의 통합 개념은 생물다양성 [8]으로, 특정 장소에 존재하는 생물종의 수와 미소서식지 형태의 지표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현재 마주한 주요 문제점의 척도인 생물다양성을 핵심 가치로 삼으면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양한 생태계가 존재하는 경우 자연 포식자에 의해 매개체의 개체 수가 견제되기 때문에 질병의 확산을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인간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나무 기반의 온실가스 흡수원이나 습지 등 완충 환경을 통해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접근법을 도시 개념에 확장해서 적용하기 위해서는 생태지역 개념 [9,10]을 도입할 수 있습니다. 생태지역은 기후, 물리적 지형, 물, 토양, 동식물, 인간 거주지와 같이 고유한 특성이 나타나는 특정 지역을 의미합니다. 도시를 생태지역으로 간주하면, 자연계의 변화하는 맥락 안에서 무엇과 소통하고 무엇을 설계할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 [11]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체계는 생물 다양성과 더불어 식물과 유기체의 성향, 능력, 공간적 가능성에 대한 깊은 이해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즉, 유기적인 형태의 구조 및 공간 개발에 있어서 식물과 유기체가 폭넓게 포함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일례로 고도로 특화된 서식지를 제공하는 파사드 같은 재생 도시 설계를 위한 공간적 개입은, 비인간 행위자들의 관점과 더 깊은 측면에서 연결될 수 있는 형태 탐색 과정 [12]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또다른 관련 개념으로는 번성하는 자연 생태계에서 관찰되는 체계를 활용하는 토지 관리법인 영속농업 (permaculture)이 있는데, 여기에는 시스템적 사고, 재생농업, 생태복원 (rewilding) 등의 설계원칙이 포함됩니다. 또한 이 세상을 우리의 소유물이 아니라 존재의 공유 대상으로 보는 캐나다 원주민의 시각을 담은 커머닝 (commoning)도 있습니다. 영속농업과 커머닝은 현대 도시 설계가 확장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한계를 견지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즉, 이미 설계된 것이 아니라 아직 설계되지 않은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경제활동은 사회적 기반과 생태적인 한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케이트 레이워스 (Kate Raworth)의 ‘도넛 경제학’ 이론과 그 맥락을 같이 합니다.


분산형 체계 – 분산된 허브의 네트워크

   이번에는 기능적 체계를 구성하는 개입 방법들을 소개합니다. 기본적으로 서울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전세계의 다른 대규모 도시 공간과도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뒷부분에서는 이 체계의 구성요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구성요소는 현재의 상황과 연결되기 위한 준비근거로 활용되는 일반적인 도시 유형체계로 분산되어 있습니다. 형태나 기능에 대한 구체적인 주장을 구성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예시는 상술한 문제점과 목적에 대한 다양한 해답 모색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포장농방이 실제로 적용되면 사회적 기업, 지역 협동조합, 혹은 스타트업의 형태로 의회, 시민, 지역 기업 등 행위자 간 소규모 집단 소유를 지향하며, 그 목적은 목표 중심적인 네트워크 구축입니다. 이상적으로 이는 선형적 생산 체계에서 순환 및 재생 활동으로 경제활동의 초점을 전환하여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미래의 기회 창출로 이어질 것입니다.
   A기본 운영원칙의 목적은 포장농방이 존재하는 토지를 포함하여 포장농방을 주체로서 인정 [14]하는 자주권 [13]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 포장농방 체계 자체가 도시의 모든 인간 거주자와 동일한 권리를 갖는 것으로 간주되며, 상품 (식재료, 오염 저감, 녹지 공간 조성 등)의 판매, 생물다양성 지지자들의 투자, 심지어는 자체 디지털화폐 운용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금을 조성할 수 있게 됩니다. 모아진 기금은 도시 전역의 포장농방 체계를 운영하고 확대하는 데 필요한 인력 고용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ENG  
  인터뷰